한눈에 보기
- 원칙은 만든 사람에게 권리가 생긴다는 것이다.
- 업무상저작물은 그 원칙의 예외라서 요건이 좁다.
- 요건 가운데 하나라도 빠지면 예외가 적용되지 않는다.
- 저작인격권은 어느 경우에도 양도되지 않는다.
- 지원사업과 공공 프로젝트는 별도의 약정이 끼어든다.
여럿이 함께 작업한 결과물의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지는 작업이 끝난 뒤에 묻기에는 늦은 질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창작한 사람에게 권리가 생기는 것이 원칙이고, 그 원칙이 뒤집히는 경우는 법이 정한 요건을 모두 갖춘 때뿐이다. 돈을 낸 쪽이 권리를 갖는다는 통념은 법의 구조와 맞지 않는다.
원칙은 창작자 귀속이다
저작권은 창작한 사람에게 발생한다. 의뢰를 받아 만들었다고 해서 저작권이 의뢰인에게 자동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외주 디자이너가 만든 로고, 프리랜서 작가가 쓴 글, 사진가가 찍은 이미지는 별도의 약정이 없으면 만든 사람에게 저작권이 남고, 의뢰인은 약정한 목적 범위에서 이용할 수 있는 지위를 갖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 범위가 대개 명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시용으로 제작한 작품을 나중에 굿즈로 만들거나, 포스터로 쓴 이미지를 광고에 전용하는 순간 다툼이 시작된다. 계약서에 이용 목적, 매체, 기간, 지역, 수정 가능 여부를 적어 두면 대부분 예방된다.
양도와 이용허락의 차이
권리를 넘기는 것과 쓰게 해 주는 것은 다르다. 양도는 권리의 주인이 바뀌는 것이고, 이용허락은 정해진 범위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한 저작재산권을 전부 양도하더라도 2차적저작물을 작성해 이용할 권리는 특약이 없으면 넘어가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원작을 바탕으로 변형물을 만들 계획이 있다면 그 항목을 따로 적어야 한다.
업무상저작물이 성립하는 조건
법인 등의 명의로 공표되는 업무상저작물의 저작자는 계약이나 근무규칙에 다른 정함이 없으면 그 법인 등이 된다. 다만 요건이 느슨하지 않다. 법인 등이 기획했을 것,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 업무상 작성했을 것, 법인 등의 명의로 공표될 것이 함께 충족되어야 한다.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은 공표 요건이 달리 취급된다.
여기서 핵심은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는 부분이다. 고용 관계 없이 외주로 작업한 사람은 원칙적으로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단체가 기획하고 비용을 댔더라도 작업자가 외부 창작자라면 업무상저작물 규정으로 권리가 단체에 귀속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 경우 권리를 확보하려면 양도 약정이 필요하다.
공동저작물과 결합저작물
여러 사람이 함께 만든 결과물이 분리해 이용할 수 없는 하나의 저작물이면 공동저작물이 된다. 공동저작물의 저작재산권은 전원의 합의 없이 행사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라, 한 사람이 연락을 끊으면 활용 자체가 막히는 상황이 생긴다. 반면 각자의 기여를 분리해 이용할 수 있으면 결합저작물로 보아 각자 자신의 부분에 대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단체 작업에서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사후 활용 때문이다. 전시를 함께 기획하고 작품집을 내는 단계에서, 공동저작물로 평가되는 부분이 있으면 참여자 전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프로젝트 시작 시점에 지분과 활용 범위를 합의해 문서로 남기는 것이 가장 단순한 해법이다.
저작인격권은 넘어가지 않는다
저작재산권을 모두 양도해도 저작인격권은 창작자에게 남는다. 성명표시권과 동일성유지권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권리를 양수했더라도 작품을 임의로 잘라 쓰거나 창작자 이름을 빼는 방식은 별도의 문제가 될 수 있다. 실무에서는 수정 범위와 크레딧 표기 방식을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정해 두는 방식으로 조율한다. 트리밍이나 색보정처럼 통상적인 편집까지 일일이 동의를 받기 어렵다면, 허용되는 편집의 유형을 미리 열거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지원사업과 공공 프로젝트에서의 변수
공적 지원을 받아 제작한 결과물은 사업 공고와 협약서에 권리 귀속 조항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결과물을 홍보에 활용할 권리나 일정 기간 공개 의무가 붙기도 한다. 창작자 개인의 계약과 협약 조건이 충돌하면 복잡해지므로, 참여 전에 협약서의 권리 조항을 확인하고 내부 계약에 반영해 두는 절차가 필요하다.
정리: 만들기 전에 정하면 끝난다
권리 귀속 분쟁의 거의 전부는 작업 시작 전에 한 장짜리 합의로 예방할 수 있다. 누가 창작자인지, 권리를 양도할지 이용허락으로 할지, 이용 범위와 기간은 어디까지인지, 2차적 활용과 수정은 어떻게 할지, 크레딧은 어떤 형태로 표기할지. 다섯 항목이면 충분하다. 이미 결과물이 나온 뒤에 권리 관계가 불분명하다면, 참여자와 제작 경위를 정리한 뒤 개별적으로 검토받는 것이 다음 활용을 막지 않는 방법이다.
요건을 하나씩 짚으면
| 요건 | 내용 | 어긋나는 경우 |
|---|---|---|
| 법인 등의 기획 | 사용자 쪽의 구상에서 시작 | 개인이 먼저 만들어 제안 |
| 업무 종사자 | 고용 관계에 있는 사람 | 외부 업체에 맡긴 작업 |
| 업무상 작성 | 담당 업무의 범위 안 | 퇴근 후 개인 작업 |
| 명의 공표 | 법인 등의 이름으로 공표 | 개인 이름으로 발표 |
| 다른 정함 | 계약이나 규칙에 별도 약정 없음 | 귀속을 달리 정한 경우 |
작업을 시작하기 전 나오는 질문
아직 공표하지 않은 작업물은 어떻게 되나
공표 요건이 문제되는 영역이 있고, 저작물의 종류에 따라 달리 취급되는 부분도 있다. 종류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재직 중 만든 개인 작업은 회사 것인가
담당 업무의 범위에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업무와 무관한 시간과 설비로 만든 작업은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
취업규칙에 모든 저작물이 회사에 귀속된다고 적혀 있으면
그런 약정은 다른 정함에 해당할 수 있다. 다만 범위가 지나치게 넓으면 해석을 둘러싼 다툼이 생긴다.
창작물의 귀속 원칙을 일반적인 수준에서 정리했다. 작업 경위와 계약 내용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
